살아오면서 정액으로 검사를 받는 일을 경험하시는 분이 많이는 않지만, 자녀가 생기지 않는 부부의 경우엔 남성의 생식능력이 정성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유일한 검사입니다. 비뇨기과 의사 생활을 하다보면 불임 관련뿐만이 아니라, 정관수술이나 정관복원술 후 결과 판단을 위해도 검사를 시행 합니다.
검사를 위해서는 일단 일정 양 이상의 정액을 채취하기 위해 3일 이상의 금욕이 필요합니다. 채취 후 1시간 이내에 검사를 시행해야 하므로 보통 병원에서 정액을 채취하며, 대부분의 비뇨기과에서는 따로 정액채취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단위 구획당 정자의 수와 모양 그리고 운동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종종 정액검사 결과로 정자의 개수는 정상인데 질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시는 환자분이계십니다. 이런 경우 정자의 질이라고 표현하는 내용이 정자의 모양과 운동성입니다. 정액내의 정자가 모두 건강한 경우는 없습니다. 고환에서 처음 만들어 질 때의 정자는 매우 미성숙해서 그 자체로는 자연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인데, 이런 정자들이 부고환과 정낭을 거치며 성숙한 정자로 자라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정액검사에서는 모양도 미성숙 해 있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 정자들이 어느 정도 존재 합니다. 세포의 모양이 정상인 정자가 60% 이상이면 형태 측면에서는 정상인 것으로 판단을 하고, 정상적으로 운동하는 정자의 수가 50% 이상이면 운동성 측면에서 정상인 것으로 판단 합니다.
위의 기준에서 한 두 항목이 약간씩 모자라는 경우가 꽤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도 임신이 전혀 안 된다고 생각 하시는 것은 금물입니다. 임신이 불가능할 정도의 이상은 약간씩 모자라는 정도가 아니라 개수가 아주 현저히 적거나, 운동성과 형태가 정상인 정자가 거의 안 보이는 경우에나 해당이 됩니다. 이런 결과가 나올 때는 생식기관의 구조적인 이상이나 고환의 기능 이상 등을 확인 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정액검사는 몸 컨디션, 음주, 흡연 등에도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약간은 정상이 아닌 결과가 나오더라도, 직업이나 생활습관을 고려 해서 판단 해야 하고, 이상 시에는 번거롭더라도 재검을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 하시길 권유 드립니다.